예전에는 그랬다.⠀⠀
    일명 후진국에 가서는 힘든 사람들, 그니까 구걸을 하거나 노숙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특별한 기념사진이라도 될 것처럼 사진을 찍어댔다.⠀⠀
    ⠀⠀
    그러다가 스스로 만족스러운 어디서도 보기 힘든 사진을 건지면 마치 김중만이나 종군기자가 된것처럼 우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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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나이가 점점 들어서 일까.⠀⠀
    이제 구걸이나 혹은 '팔리지도 않을' 물건을 파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예전엔 그냥 무심히 넘겼을텐데 인생을 점점 알면서 그런 모습을 본 뒤엔 찝찝함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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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젠 모르는사람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 ⠀⠀
    그게 당연한것이 아닐까.⠀⠀
    나는 누가 '굴욕사진' 한 장만 찍어도 버럭하면서 누군지 모를 상대방을 찍는다는건 말이 안될테니.⠀⠀
    ⠀⠀
    어쨌든 이런 유난스러움을 피하기위해 그런 상황에 마주치지 않고자 애를 쓴다.⠀⠀
    예컨데 카페에 가면 도로쪽 테라스 자리에 앉지않는데 아쉽게도 이곳에서는 아무리 식당 안쪽에 앉더라도 끊임없이 슬픈눈빛으로 애걸하는 사람들을 피하기 어렵다.⠀⠀
    ⠀⠀
    사실 이 곳 주인은 마야 원주민이었을거다.⠀⠀
    하지만 언제인진 몰라도 그들은 마이너가 되었고 어린 아이부터 늙은 노모까지 자기들이 만든 -팔리지도 않을-그런 물건을 팔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형편이 된 것이다.⠀⠀
    ⠀⠀
    누군가 그랬다. ⠀⠀
    인간은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이 들 수 있는 무게만큼의 짐만 지고 살아간다고.⠀⠀
    하지만 세계일주를 하다보면 꼭 그 말이 맞는 말인지는 모를 힘겨워 보이는 사람들을 만난다.⠀⠀
    저 들은 정말 들 수 있는 만큼의 짐만 지고가는걸까.⠀⠀
    ⠀⠀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말이 맞는것도 같다.⠀⠀
    어쩌면 저 사람들은 내 생각만큼 힘들다고 느끼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오히려 내가 안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안다면 내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할지모른다.⠀⠀
    ⠀⠀
    사실 그렇다.⠀⠀
    얼핏 난 고상하게 카페에서 멋지게 커피 한잔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바리스타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결국 그 한 잔을 많이 팔아서 매출을 늘려 돈을 벌고 내가 원하던 욕망을 채우려 하는것은 아니었나.⠀⠀
    이 들이 보면 그저 난 본능을 숨긴 위선자인지 모른다.⠀⠀
    뭐 그리 따지면 의사 변호사도 다를게 없겠지.⠀⠀
    판매방식만 하드셀링을 선택한거고 누구나 다 같은 일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내 앞에 꼬마 아이가 1페소를 갈구하는 상황에서 난 누구인지, 내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
    자, 이제 어려운 이야기는 그만하고 주종목인 커피이야기를 해보자.⠀⠀
    여기는 커피인들이라면 들어봤을법한 치아파스라는 지역인데 이곳에 인연이 있는 #아마티보 강대표님 주선으로 #커핑 을 했다.⠀⠀
    버본,마라고지페,게이샤를 커핑했는데 대표님 말씀이 있었지만 아직 진행중인곳이라 대박커피를 찾긴 힘들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버본은 달고 맬릭이 느껴지는게 기대보다 맛이 좋았다. ⠀⠀
    다만 여기 게이샤는 지난번 멕시코 COE심사때도 느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내년이후가 기대되는 곳이고 관심을 갖고 지켜볼예정이다.⠀⠀
    ⠀⠀
    덕분에 커핑을 진행한 다비드와 카페투어를 하며 보냈는데 이제 스페인어 패치도 15%정도 된 느낌이다^^⠀⠀
    이렇게 한달만 열심히 공부하면 얼추 알아들을것 같은데 말이지.⠀⠀
    ⠀⠀
    그와 방문한 라프론테라도 꽤좋은 #커피를 파는곳이었다.⠀⠀
    시골 동네 답지 않게 고급스런 커피를 제공하는 느낌?⠀⠀
    이후 추천받아간 카라히요도 상당한 내공을 보여줬는데⠀⠀
    특히 직접 테이블 위에서 V60로 선수처럼 일일이 설명을 해가며 내려주는게 인상적이다.⠀⠀
    ⠀⠀
    브루잉이 끝날무렵 나도 바리스타라고 하니 놀란다.⠀⠀
    뭐, 걱정할필요없다. ⠀⠀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했고 PT는 만점을 줄 예정이었으니 말이다.⠀⠀
    ⠀⠀
    끝으로 @hyoseonmin 님이 오래전 왔었다며 추천한 '띠에라덴뜨로'에서 식사를 했다.⠀⠀
    지금도 힙한느낌인데, 아쉬운건 역시나 내 앞에서 듣고싶지도 않은 노래를 부르며 '삥'을 뜯는 버스커들과 1페소를 달라는 아이를 보며 즐겁게 식사하기는 글렀다는 점이다.⠀⠀
    ⠀⠀
    차라리 인도처럼 모두 좀비처럼 구걸하러 달려들면 금방 익숙해질텐데 ⠀⠀
    여기는 딱 원주민만 그러니 계급이 나뉜 기분이다.⠀⠀
    ⠀⠀
    이제 더 이곳에 있고싶지 않다.⠀⠀
    원래 계획을 바꿔서 빨리 떠나야겠다.⠀⠀
    물론 사람도 도시도 한번 보고 평가할 수 없으니 내년에 또 올거다.

    나는 이제 과달라하라로 간다.

    Posted by Coffee Me Up (Jeff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