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커피미업 3월1주
커피가 좋은 이유는 바로 이런 농장, 이런 커피가 있기 때문입니다.
태국인이자 미국인인 케일럽은 선교사 미국인 부부의 아들로 부태국 북부에서 태어났습니다.
농장이 많은 지역이기에 어릴 때 부터 농부들과 어울렸다고 합니다.
그들은 모두 밝은 모습으로 살아갔지만 대부분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그들을 도울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가 성인이 될 무렵 미국으로 들어가서 공부할 때 게이샤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러한 수준의 커피 품질만이 태국의 농부들을 가난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곧바로 태국에 돌아와서 게이샤를 키워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쉽게도 태국에는 게이샤 시드가 없었고, 아는 사람조차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파나마에 있는 대부분의 농장에 연락해서 게이샤 시드 판매를 요청했다고 합니다만 아무도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농장이 없었습니다.
포기하던 중 딱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바로 라 에스메랄다의 농장주 피터슨.
그녀는 그에게 1킬로의 게이샤 시드를 보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태국에도 언젠가 멋진 게이샤가 나올 날을 기대한다며 흔쾌히 라 에스메랄다의 커피를 보내준 것이죠.
감격스럽게 게이샤를 재배해보지만 그의 지역에서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대부분이 죽었는데, 결국 딱 한 그루가 죽지 않고 튼튼하게 자라나서 농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나무를 더욱 잘 보살피고 그 나무가 다른 나무를 만들어 내고, 그렇게 그의 작은 게이샤 농장이 완성됩니다.
양이 너무 적어서 생두로 게이샤를 판매해본적이 없을만큼 수량이 적습니다.
게이샤가 잘 자라기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그도 피터슨에게 무료로 씨앗을 받았듯 그 역시도 주변 농장에 무료로 씨앗을 주며 태국 커피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몇십킬로의 생두조차 생산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태국 내에서도 그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얼마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번에 COE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태국 프로그램을 개최했고 아것이 태국 농부들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그의 모든 올 한해 생두를 이곳에 제출합니다.
그리고 압도적인 점수로 차지한 1위.
제가 이 심사에 참여했을 때 1라운드부터 넘사벽의 맛과 향미로 다른 커피와 차별된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태국 커피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스타일인데 다시 돌이켜보면 에스메랄다 워시드 게이샤의 느낌과
이 곳의 떼루아가 절묘하게 이루어진 멋진 커피였습니다.
에스메랄다의 피터슨은 케일럽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얼핏 기억이 나는 것으로는 아주 오래전 어느 태국 청년이 꼭 한번 성공해보겠다며 씨앗을 요청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성공한 줄 몰랐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도 진짜 커피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올해 비록 몇킬로 재배되지 못했고 엄청난 가격으로 쉽지 않은 낙찰이었지만 이런 스토리가 있는 커피야말로 요즘 시대에 우리가 꼭 접해봐야 할 커피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는 들어오기 어려운 커피인 만큼 비싸도 꼭 드셔보시길.
생두는 내일 금요일 10시에 그린빈클럽, 2시에는 일반판매가 오픈됩니다.
음료로 맛보고 싶은 분은 이번 주 금/토요일에만 커피인쇄소 @ 에서 필터커피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신청은 인스타 프로필 링크에 있는 커피미업 스토어!
coffeemeup.store
*문의는 카톡채널 #커피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