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25년 베스트 오브 파나마 회고록

Jeff, Coffee Me Up 2025. 6. 8. 13:37

베스트 오브 파나마 (BOP) 끝!

이제 파나마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잠시 한국을 경유(!)하여 제네바로 가야합니다만 어서 가고싶네요.

참, 올해 BOP는 정말 대박이었어요.
21년전 파나마 게이샤의 서막을 알린 라 에스메랄다가 전 부문 우승을 차지했거든요. 게다가 98점이라는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습니다.
그간 10여년간 늘 BOP에서 만큼은 상위권 조차 잘 오르지 못했던 에스메랄다가 올해는 정말 이를 갈고 나온듯 했습니다.

물론 모든 농부가 이를 갈고 나오는 대회라 단지 노력만 한다고 되는것은 아니겠죠.
결국 십여년전부터 미래를 보고 준비했던 랏이 이제서야 대박을 터뜨리게 된건데 커피든 사람이든 오랫동안 투자해야 하는것은 다 똑같은것 같습니다.

오늘 게이샤 워시드와 내추럴 모두 우승을 차지한 에스메랄다는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니도' 랏으로 대회에 출전했고 그 꿈을 이뤘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니도는 처음 세상에 본격적으로 공개되었을때부터 제가 관심을 갖고 매년 가져왔던 커피인데요.
초창기에는 500g도 안 나오던 해도 있었고 때로는 양은 많아도 맛이 하나도 없던 해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뚝심있게 선보여드렸는데 돌이켜보면 작년부터 이런 조짐이 보였던것 같습니다.

가격은 꽤 비쌌지만 많은 분들이 정말 좋아해주셨던 그 니도가 올해에는 이제 범접할 수 조차 없는 포스가 된거죠.
아, 가격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원가 120원(...)설로 흉흉한 커피업계에 1-200만원이 훌쩍 넘는 커피가 통할지 모르는것과는 별개로 원래 하이엔드의 세계가 그런게 아니겠습니까.
스피커가 몇 억, 와인이 몇 천만원...그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영역이니까요.

뭐 이야기가 잠시 샜습니다만 사실 오늘 결승전에서 정말 맛있는 커피가 있어서, 이게 니도가 아니었으면 했는데, 왜 슬픈예감은 틀린적이 없는지 말이죠 ㅎㅎ

그래도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자면 한국에서는 저희가 늘 독점으로 가져오고 있는데 올해도 어떤식으로든 맛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들어오면 생두나, 블랙빈클럽이나 대회에 나가는 분들께 드릴 수도 있겠죠.

아, 니도가 우승을 하니 많은 분들이 축하한다고 메시지가 오더라고요. 이제 이걸로 큰 돈 버는거 아니냐고도 하시는데 ㅎㅎ 이거 몇킬로 팔아서 부자가 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오랜기간 한 농장, 하나의 랏에 관계를 맺고 이어온 그들과의 우정이 조금은 돈독해진것 같아서 부자가 된 것처럼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레이첼과 알렉스의 눈물에 저도 코 끝이 찡했고 오늘만큼은 커피를 내려놓고 마음편히 즐겼으면 합니다.

커피는 추후 들어오는대로 또 안내하겠습니다.
한국에서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