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가 많이올거라 했다.⠀
⠀
공항에서 숙소로 갈때 탄 우버의 기사인 루이스는 이곳 과달라하라는 매일마다 저녁에 폭풍처럼 비가 온다며 저녁엔 숙소에서 쉬라는 눈치다. ⠀
⠀
그래도 가만있으면 몸이 근질거리는 나는 간단히 씻고 산책에 나섰다. ⠀
⠀
여기는 과달라하라. ⠀
할리스코의 주도이자 멕시코 제2의 도시다. ⠀
바다는 없지만 한국에서 부산의 느낌과 비슷하달까.⠀
⠀
멕시코 독립의 영웅인 이달고 신부의 도시이자 독립이 시작된 곳이다. (사진에서 과달라하라 표지판 뒤로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 동상이다)⠀
⠀
아니나 다를까 멕시코시티와는 달리 뭔가 정감이 넘치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것이 꼭 부산을 닮았다. ⠀
⠀
(…라고 말하지만 부산는 한두번 잠깐 가본게 전부라는건 함정)⠀
⠀
국제시장 (가보지는 않았지만) 삘 나는 시장도 있고 광장 곳곳에는 옛 우리나라의 추억을 살릴법한 야바위꾼이나 바람잡이나 공연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
⠀
그래, 이 곳에 온 것은 일단 참 잘한것 같다. ⠀
⠀
우선 날씨가 따뜻하여 옷이 필요가 없다. ⠀
⠀
지난번 옷 사러갔던 툭스틀라에 가서 안 사고 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는데 이 나라는 도시별로 고도차가 엄청나서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불과 1시간 거리임에도 온도차가 상상을 초월한다.⠀
⠀
다행히 과달라하라는 정상적인 이 계절의 날씨!⠀
⠀
사실 비행기에서 내리기전에 기내지에서 우연히 이곳 전통술집을 다룬 기사를 보고 내리기전에 사진을 찍어뒀는데 우연찮게도 호텔에서 걸어서 3분거리다. ⠀
그래. 비가오면 여기나 들렀다가 돌아가야겠다. ⠀
⠀
가게에 들아가니 바 자리가 하나 비었길래 우물쭈물 서성이자 그가 앉으라며 자리를 정돈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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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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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택시기사 루이스는 아니고 또 다른 루이스다. ⠀
⠀
재밌는게 내 스페인어 이름을 루이스라고 지었는데 오늘 연달아 두명을 만난셈이다. ⠀
⠀
55세의 이혼남 루이스는 자동차 관련일을 한단다. ⠀
⠀
이미 주변 바텐더나 마담(?)과는 친한 분위기다. ⠀
⠀
매주말이면 이곳에서 회포를 푼다는데 가족은 없어도 이것이 그의 행복이며 주말마다 자기에게는 행복이 찾아온단다. ⠀
⠀
그가 마시던 술이 색깔도 모양도 신기해서 뭐냐고 묻자 Vampino 란다. ⠀
즉 뱀파이어 라는 이름인데 데킬라에 레몬과 토마토가 들어가서 꼭 피를 흘리며 먹는 느낌이라서라고. ⠀
⠀
나도 한잔 주문해서 마시며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물론 몇마디 이후에는 말이 안통했기에 번역기를 켜서 대화를 했다. ⠀
⠀
햐. 이렇게 한국에서도 이렇게 바에 앉아서 친구를 만들 능력이었으면 여자도 꼬시고(?) 결혼도 했을지 모를만한 적극적인 행동인데 이게 또 한국에서는 지위와 격식때문에(!) 소심하게 행동하는 내 자신이 참 여기서 보면 부끄럽기도 하다. ⠀
⠀
여튼 루이스와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곳 할리스코주는 데킬라와 마리아치의 도시란다. ⠀
⠀
실제 여기서 1시간 거리에는 데킬라 라는 도시가 있는데 거기서 데킬라가 시작된거고 호세쿠엘보 등 대부분의 공장이 그곳에 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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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되면 데킬라도 들러볼지 고민해야겠다. ⠀
⠀
또한 멕시코의 노래하는 길거리 악사 마리아치도 이곳에서 시작되었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나가던 마리아치가 자기 친구라며 나와 사진을 찍게 해준다. ⠀
⠀
술집 주인 찰리와 미미까지 소개해주며 우린 마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에 나오는 분위기의 선술집 느낌으로 친구가 되어 술잔을 비운다. ⠀
⠀
특히 데킬라는 레몬즙,데킬라,토마토주스 이렇게 3색으로 놓고 하나씩 마시는것이 멕시코 국기와 같은 3색의 전통방식이라며 열심히 설명해주는 그가 너무 즐거워보인다. ⠀
⠀
이제 나는 내년에 다시오겠다며 길을 나선다. ⠀
⠀
그래, 어쩌면 이렇게 기대가 없이 이름모를 도시에서 지내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사람 사는 대화를 하는게 진짜 여행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
⠀
여태 한국을 떠난 이래에 한국인, 아니 동양에서 온 개미한마리 못만나서 뭔가 답답하고 외롭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이 순간만은 내가 멕시코 현지 사람이 되어 편하게 즐긴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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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친구도, 사랑도 국적이 어디있겠나. ⠀
⠀
결국 택시기사 루이스가 말하던 폭풍같은 비는 오늘 전혀 오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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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동차 수리공 루이스가 말하던 그 행복은 나에게도 조금씩 오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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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올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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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숙소로 갈때 탄 우버의 기사인 루이스는 이곳 과달라하라는 매일마다 저녁에 폭풍처럼 비가 온다며 저녁엔 숙소에서 쉬라는 눈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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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만있으면 몸이 근질거리는 나는 간단히 씻고 산책에 나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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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과달라하라. ⠀
할리스코의 주도이자 멕시코 제2의 도시다. ⠀
바다는 없지만 한국에서 부산의 느낌과 비슷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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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독립의 영웅인 이달고 신부의 도시이자 독립이 시작된 곳이다. (사진에서 과달라하라 표지판 뒤로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 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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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멕시코시티와는 달리 뭔가 정감이 넘치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것이 꼭 부산을 닮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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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하지만 부산는 한두번 잠깐 가본게 전부라는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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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가보지는 않았지만) 삘 나는 시장도 있고 광장 곳곳에는 옛 우리나라의 추억을 살릴법한 야바위꾼이나 바람잡이나 공연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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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곳에 온 것은 일단 참 잘한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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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날씨가 따뜻하여 옷이 필요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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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옷 사러갔던 툭스틀라에 가서 안 사고 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는데 이 나라는 도시별로 고도차가 엄청나서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불과 1시간 거리임에도 온도차가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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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과달라하라는 정상적인 이 계절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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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행기에서 내리기전에 기내지에서 우연히 이곳 전통술집을 다룬 기사를 보고 내리기전에 사진을 찍어뒀는데 우연찮게도 호텔에서 걸어서 3분거리다. ⠀
그래. 비가오면 여기나 들렀다가 돌아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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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들아가니 바 자리가 하나 비었길래 우물쭈물 서성이자 그가 앉으라며 자리를 정돈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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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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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택시기사 루이스는 아니고 또 다른 루이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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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게 내 스페인어 이름을 루이스라고 지었는데 오늘 연달아 두명을 만난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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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의 이혼남 루이스는 자동차 관련일을 한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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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주변 바텐더나 마담(?)과는 친한 분위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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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말이면 이곳에서 회포를 푼다는데 가족은 없어도 이것이 그의 행복이며 주말마다 자기에게는 행복이 찾아온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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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마시던 술이 색깔도 모양도 신기해서 뭐냐고 묻자 Vampino 란다. ⠀
즉 뱀파이어 라는 이름인데 데킬라에 레몬과 토마토가 들어가서 꼭 피를 흘리며 먹는 느낌이라서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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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잔 주문해서 마시며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물론 몇마디 이후에는 말이 안통했기에 번역기를 켜서 대화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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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이렇게 한국에서도 이렇게 바에 앉아서 친구를 만들 능력이었으면 여자도 꼬시고(?) 결혼도 했을지 모를만한 적극적인 행동인데 이게 또 한국에서는 지위와 격식때문에(!) 소심하게 행동하는 내 자신이 참 여기서 보면 부끄럽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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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루이스와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곳 할리스코주는 데킬라와 마리아치의 도시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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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여기서 1시간 거리에는 데킬라 라는 도시가 있는데 거기서 데킬라가 시작된거고 호세쿠엘보 등 대부분의 공장이 그곳에 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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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되면 데킬라도 들러볼지 고민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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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멕시코의 노래하는 길거리 악사 마리아치도 이곳에서 시작되었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나가던 마리아치가 자기 친구라며 나와 사진을 찍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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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주인 찰리와 미미까지 소개해주며 우린 마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에 나오는 분위기의 선술집 느낌으로 친구가 되어 술잔을 비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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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데킬라는 레몬즙,데킬라,토마토주스 이렇게 3색으로 놓고 하나씩 마시는것이 멕시코 국기와 같은 3색의 전통방식이라며 열심히 설명해주는 그가 너무 즐거워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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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내년에 다시오겠다며 길을 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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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쩌면 이렇게 기대가 없이 이름모를 도시에서 지내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사람 사는 대화를 하는게 진짜 여행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
⠀
여태 한국을 떠난 이래에 한국인, 아니 동양에서 온 개미한마리 못만나서 뭔가 답답하고 외롭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이 순간만은 내가 멕시코 현지 사람이 되어 편하게 즐긴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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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친구도, 사랑도 국적이 어디있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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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택시기사 루이스가 말하던 폭풍같은 비는 오늘 전혀 오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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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동차 수리공 루이스가 말하던 그 행복은 나에게도 조금씩 오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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