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중남미 산지 방문기) 9. 에콰도르 커피

Jeff, Coffee Me Up 2018. 10. 11. 06:32
여기는 에콰도르 (Equ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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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이름인데 스페인어로 적도 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Equat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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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적도 라는 이름을 쓰는 국가는 이 에콰도르랑 아프리카에 '적도 기니'가 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적도 기니는 적도를 살짝 비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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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그러니까 에콰도르는 얼마나 적도랑 친하길래 이런 이름을 쓰는 나라가 되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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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의 수도는 키토 (끼토 라고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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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키토산'이 생각나기도 하고 '끼토산 야끼토~' '토끼토끼 산토끼' 노래의 '리버스드 버전'이 흥얼거려지기도 하는 재미난 이름의 수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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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대의 도시는 과야킬 이라는 도시이고 어제까지 지내던 곳이다. ⠀⠀
이유는 커피가 키토보다는 과야킬 쪽에서 많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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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모모스커피 에서도 이곳 과야킬 근처에서 재배된 커피를 사용하는데 얼마전 #전주연바리스타 도 이곳을 다녀갔고 챔피언십에서 쓸 콩을 구해서 갔다고 하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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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몇몇 관심가는 콩을 발견했는데 내년 수확철에 노려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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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적도, 그러니까 정확히 0도를 지나는 도시로써⠀⠀
낮과 밤의 길이가 차이나지 않는다. ⠀⠀
즉 여기에 살면 해는 6시에 떠서 6시에 진다. 평생 1분도 차이가 나지않는다는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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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구과학 시간에 배운 (요즘엔 과탐인가?) 지식에 의하면 적도에는 동지/하지가 있을리 없고⠀
춘분과 추분에는 그림자가 모두 사라지는 기적!이 행해지곤 할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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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적도라고 하면 덥다는 생각을 할텐데⠀⠀
과야킬은 늘 우리나라의 5월정도의 날씨를 유지하고 키토는 한술 더떠서 춥다.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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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가 왜 춥냐고 물으면 여기 고도가 매우 높다는거. ⠀⠀
멕시코시티가 2250미터인데 여긴 2850미터다. ⠀⠀
많은 사람이 처음 키토에 오면 고산병에 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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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축구경기도 키토에서 하면 브라질도 에콰도르에게 쉽게 털릴만큼 고산은 무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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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는 그 아무리 높은 한라산에 올라가도 고작(?) 1950여미터 밖에 안되니 키토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이 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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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페루 쿠스코나 볼리비아 라파즈에 가면 3500미터는 가볍게 넘으니 여기는 착한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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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병 증세를 이기는 방법은 없고 거칠고 격렬한 호흡의 운동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
혹시 남미로 신혼여행을 오면 곧바로 파경을 맞이할 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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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딱 0도에 위치한 적도박물관에 가서 못 위에 계란도 세워보고⠀⠀
적도위를 걸어보기도 하고 적도선 기준으로 세면대에 물을 붓는 실험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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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지만 적도에서는 콜롬부스가 아니라도 날달걀을 세울수 있고 적도를 따라 걸으면 양북반구/남반구에서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같기 때문에 몸이 휘청휘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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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예로 적도 선에서 양변기에 물을 내리면 물이 내려갈때 회오리가 치지않고 밑으로 쭉 빠진다. 1미터만 양 옆으로 가면 시계/반시계방향으로 물이 회전하며 빠지더라. ⠀
지구의 신비도 참 재미있다. ⠀⠀

참고로 적도는 중력이 약해져서 1킬로정도 자동 다이어트가 된 상태가 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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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선을 따라 재배되는 커피는 무슨맛일까?⠀⠀
곧 돌아가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기로 하자.⠀
커피는 준비해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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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내일이면 한국에 가는 비행기를 탄다. ⠀⠀
남미에 올때는 시차로인해 하루를 벌었으니⠀⠀
돌아갈때는 자동으로 이틀이 지나있을 것이다. ⠀⠀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의 비극판으로⠀⠀
내 나이 이틀을 곧 손해보시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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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아까운 이틀. ⠀
슬프다 ㅠ⠀빨리 남미 디시 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