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2019년 1차 커피여행, 마드리드-성공적...로맨틱?

Jeff, Coffee Me Up 2019. 3. 3. 05:39

마드리드 일정이 끝날 무렵에야 찾은 지역 최고의 카페. ⠀

무려 COE 1위 커피와 베스트오브파나마, 그리고 나인티플러스를 파는 작은 카페다.⠀

내가 오늘 마신 브라질 내추럴 1위 커피도 그간 내 커피투어에서 가장 훌륭했던 한 잔의 커피. ⠀

그러나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커피가 아닌 에콰도르 출신의 이 바리스타였다. ⠀

정말 내가 잠시 커피를 마시는 그 순간에 수십명의 사람이 끊임없이 들어왔는데 전혀 지친 기색없이 그 일을 너무나 즐긴다.⠀

게다가 한명한명 취향을 물어보고 드립을 추천하며, 테이크 아웃잔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유럽 특성상 설거지 꺼리는 이미 싱크대에 탑을 쌓고 또 쌓았는데도 인상 하나 찌뿌리지 않고 미소로 대한다. ⠀

그러면서도 이방인인 내게 중간중간 대화까지 해 가며 말이다. 허허. ⠀

더욱 놀란 사실은 이 친구는 이 가게 주인이 아니라 단지 월급받고 일하는 바리스타이고 항상 이 바쁜 곳에서 혼자 일한다는거. ⠀

물론 주인이 가끔은 와서 주문도 받아주곤 한다는데 대부분 자기가 한단다. ⠀


아마 이런 적극적이고 강인한 바리스타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거다. ⠀

사실 당장 내 가게에서 내가 일해도 힘들판인데,⠀
남의 가게에서 같은 월급을 받고 일하는 바리스타라면 더더욱 박차고 나와서 조금 편한 곳으로의 이직을 생각하거나,⠀

적어도 사장에게 더이상은 못하겠으니 파트타임을 붙여주던 직원을 뽑아달라고 하지 않을까.⠀

도대체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그냥 해피엔딩으로 소설을 써 보자면⠀
아마도 그는 본인 일에 대한 철학이 있을 것이며⠀
커피에 대한 그 만의 꿈이 있을 것이고⠀
또한 이 곳의 사장은 그러한 그를 위해 최선을 다 해 서포트 하지 않을까?⠀

뭐 설령 반전 엔딩으로,⠀
그저 짤리기 싫어서,⠀
실업률이 높다는 스페인에서의 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죽지못해 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이기 때문이었다고 해도,⠀

나는 오늘 이 친구의 눈빛과 대화속에서 많은 것을 배워간다.⠀
놓치고 있던 많은 것을 보고 간다. ⠀

그리고 내일 공항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 에스프레소를 그와 함께 할 것이다.⠀

이 친구 덕분에 이번 마드리드행은 성공적...로맨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