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2019 온두라스/과테말라/멕시코 출장 끝!

Jeff, Coffee Me Up 2019. 6. 26. 12:20


누가 나에게 이상형을 물어보면
'비행기 탈 때 가방을 부치지 않는 여자' 였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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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여행을 좋아하면서 많은 화장품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수수한 스타일이고 또 작은 가방에라도 필요한 무엇이든 실속있게 넣어 다닐 수 있는 현명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라고 장황하게 지껄였었지만 실은 가방 기다리는 시간이 싫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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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내 가방만 늦게 나오는것만 같은 피해의식에
누군가 내 것만 열어서 쌔벼(?)갈 것 같은 불안감에
누군가 바꿔서 들고가거나 아예 딴 나라로 가버리면 어쩔까하는 망상에서 비롯된 쓸데없는 이상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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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쨌거나 이 자리를 빌어 몇명 없었지만 스트레스 받으며 수하물을 부치지 못하고 여행을 함께 했었던 여자친구분들께 심심한 사죄의 말도 전하고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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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 역시 여행, 아니 비행기를 수백번 타는 동안 짐을 부쳐본 적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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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래전에는 액체류 제한이나 약간의 가연성 물질도 얼마든지 가지고 타도 되었던 시대였기에 무조건 다 들고 탔는데 미국 테러 이후 아주 빡세져서 그 후에는 뭐든 못 들고 타는건 현지조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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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짐이 너무 없다고 검문을 당한적도 두번이나 있다 -_-+
한달 일정인데 왜 짐이 없냐고 미국에서 불심검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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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놈의 커피를 시작한 이후 (정확히 말하면 생두 수입을 시작한 이후)에는 고민이 하나 생겼으니 생두 샘플을 사서 들고오려면 무게제한 때문에 무조건 부쳐야한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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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난 캐리어를 사 본적도 없는데 생두때문에 가끔 빌려가거나 싸구려 캐리어를 사서 한번 쓰고 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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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했는데 이번 출장에서는 좋은 생두 샘플을 많이 구하기도 했고 멕시코에서는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앤티크한 리폼 전등을 구입하기도 해서 시장에서 캐리어도 하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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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제는 마일리지 티어도 높아서 가방도 내 것이 제일먼저 나오는 사람이 되었고 전산 기술과 CCTV의 발달로 가방 분실은 개나 줘버리는 시대가 되었으니 짐을 부친 뒤 뒷짐짚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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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행은 늘 이런 행복한 상상속에서 찾아온다.
생두와 전등을 부친 뒤 라운지에서 편하게 망중한을 즐기던 중 무서운 경찰 아저씨들이 찾아와서 미스터킴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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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방속에서 1급 위험물질이 감지되었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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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디서 났고 왜 가져가려했는지 묻는다.
알고보니 그 앤틱 전등이다. 이게 가스불 토치를 리폼한 제품인데 그 안에 가스가 여전히 있다는거다.
항공기안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취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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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은 하필 자물쇠가 잠겨있어서 경찰에 의해 싹 분해가 되었고 (열쇠를 어찌 열었지?)
열어보니 스페인어로 쏼라쏼라 너꺼 내가 열었으니 알아서 가! 같은 느낌의 종이 한장과 짐은 개판이 되어있다 ㅠ
그 안에 함께 실은 생두도 마구 꼬여있는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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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길. 내 한달의 고생이 담긴 녀석들인데 그냥 가방메고 들고올것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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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잘 살아있기를 바라며,
집에 가서 얼른 자세히 뜯어봐야겠다.
여기는 집으로 가는 공항철도라 자세히 열어보기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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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리고 결과가 어찌되었건 다시 내 이상형은 짐 안부치는 여자로 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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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 매장에서 쓰려고 큰 맘먹고 구입한건데 강제로 멕시코 복귀를 해야할 판이다. 그래서 올해 다시 한번 사러 가실분들 모집예정이다 -_- 같이 가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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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NA항공 비즈니스석은 정말 최강인듯하다.
일본 장인들이 만든 음식에 취침 요 까지 깔아주는 서비스.
돈코츠 라멘에 조니워커 블루라벨급 주류 제공.
14시간 비행동안 끝없이 맛난 음식 섭취!
게다가 아주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마인드는 비록 외모는 국적기보다 별로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나에게는 훨씬 아름다운 분들로 보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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