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gratulations on Coffee Libre's 8th.
지금부터 7년전이다.
나는 첫 카페를 오픈하려고 월세가 저렴하다고 소문난 연남동을 찾아왔는데 그때 중개인이 추천해준곳은 동진시장이라는 낡고 허름한 골목에 있는 커피리브레 @coffeelibrekorea 바로 앞에 있는 곳이었다.
조금 당황했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바로옆에 또 '이심' 이라는 드립 가게가 있었으니 나 까지 들어오면 이 작은길에 카페만 세개가 되는셈이었다.
월세도 장소도 다 마음에 들었는데 유수의 카페들 바로옆이라는게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당시 리브레는 이영돈 피디의 '착한식당' 타이틀을 얻어서 사람이 줄을 서 있었고 '이심' 역시 마니아 층이 확실한 카페로 커린이&뉴비인 내가 들어가기엔 겁이 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홍대 역에 가까운 연남동으로 매장을 냈고 한 4년간 하루하루 열심히 한 듯하다. (결론적으로 연남동 임대료폭발로 3배정도 인상되며 쫒겨났지만)
어쨌거나 나의 첫 카페부터 나는 리브레를 혼자만의 라이벌로 생각하고 자주 찾아갔다.⠀
⠀
물론 거기 바리스타들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서필훈 대표님 @libre_pil 도 우연히 작년에야 만나뵙게 되었지만 말이다.
내가 리브레를 좋아했던 이유는 단지 커피가 맛있어서는 아니다.
리브레는 연남점에 입점할때 바로 앞 이심에 찾아가서 가게 오픈을 해도될지 여쭤보고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
그리고 경쟁이 될 수 있는 드립커피는 팔 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나도 들은 설이다.) 그런 마인드도 정말 멋졌다.
또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농부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오히려 정가보다도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는 참 당혹스럽기까지했다.
이토록 힘들게 구한 최고의 스페셜티를 합리적인 가격에 커피애호가들에게 공급하는 것은 내가 꼭 따라해보고 싶은 평생 숙제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어느순간 나도 리브레 같은 커피를 하고 싶어서 많은 부분을 따라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덕분에 나처럼 리브레 모든 지점에 가서 커피를 마셔본 사람은 몇 없을거다. (리브레는 과테말라점이 있거든ㅋ)
.
.
.
누군가를 따라 잡는다는건 참 어려운 일이다.
요즘 내가 러닝을 하고 있지만 10초 앞에 달리고 있는 사람을 추월하는건 죽을만큼 힘들다.
하물며 러닝으로 치면 10분 앞에 멀찌감치 뛰는 리브레를 따라잡는건 불가능할 지 모른다.
(그저 이길 수 있는 길은 고양이를 네마리 정도 키워보는것?)
하지만 항상 뒤에 달려오는 사람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도와주는 대표님께 감사함을 전한다.
오늘, 연남동 커피 동지로 응원하던 리브레가 8주년이라고 해서 찾아갔다.
여전히 그곳은 북적거렸고 힙했다.
그리고 8주년 기념이라며 아직도 8년째 변하지 않은 가격인 4천원에 초콜렛과 함께 핀카 하트만 게이샤를 내어준다.
에스프레소를 한모금 마시니 한숨이 나온다.
내가 아무리 커피미업이나 커피인쇄소 @coffee_print_shop 를 통해 좋은 커피를 싸게 주겠다고 선언 했지만 이길 수가 없었다.
그렇다.
우리는 아직 멀었다.
이렇게 나는 오늘 리브레와 한 발 더 멀어졌다.
⠀
#커피미업 #커피미업센서리랩 #coffeemeup #스페셜티커피 #커피 #바리스타 #원두 #생두 #충무로카페 #커핑 #커피리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