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2021 월드 챔피언십을 끝내며

Jeff, Coffee Me Up 2021. 10. 26. 06:21

대회가 거의 끝났습니다. ⁣

주상민 @ 바리스타가 예선 1등으로 세미파이널에 진출하여 아직 기회가 남아있지만 방현영 @ 바리스타와 김승백 @ 바리스타는 아쉽게 진출하지는 못했어요. ⁣

그래도 정말 멋있는 시연과 맛있는 커피였답니다. 맛을 보여드릴 수 없는 게 참 안타까울만큼요. ⁣

원래 대회라는게 다 잘하는 사람들이 나오는거라 약간의 운도 따라줘야하는데요. 그것까지는 우리가 할 수 없던 영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우리 선수들이 계속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곧 이태리를 떠납니다. ⁣

뭐 저야 생두를 파는 그린빈 바이어 입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해야 좋은 콩을 구해올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니냐고도 합니다만 이는 꼭 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

바로 제 뒤에 따라 오게 될 우리 직원들과 곧 성장할 또 다른 커피인들을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저와 저희 세대가 해야할 일이라고 믿으니까요.⁣

어릴 땐 그저 나만 잘 되면 된다고 믿었는데 이젠 후배들까지 생각하는걸 보면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

2016년이었죠. ⁣
테츠가 월드챔피언이 될 때 더블린 대회장 맨 앞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때만해도 아시아인은 어렵다는 인식이 컸는데 그 친구가 우승을 하더라고요. 이후 일본의 커피위상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

그때 저는 큰 충격을 받아서 우리도 꼭 우승을 하길 바랐답니다. ⁣
그래서 무작정 대회 우승 스킬을 조금이라도 배워볼까해서 테츠에게 다가가서 함께 농장도 다녔고 대신 저는 센서리 스킬을 지도해주면서 가까운 친구가 되었는데요.⁣

오늘도 이 친구가 지도한 선수가 파이널에 가는걸 보며 한번 잘 만들어두면 환경이 잘 구축됨을 느꼈습니다. ⁣

그래도 제가 한 일은 없어도 전주연 @ 바리스타님께서 민족의 염원인 챔프가 되어주셔서 참 기뻤답니다. 이후 정말 산지나 외국에서 커피인들을 만나면 달라진 우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

자, 이제 다음에는 우리도 브루어스 챔프가 나오고 계속해서 바리스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면 일본처럼 어디 가나 대접(?)도 잘 받고 대회에서도 나라빨이랄까요? 일단 좋게 보고 시작하는 어드밴티지 아닌 어드밴티지도 받게 될 걸로 믿습니다.⁣

부모님 세대처럼, 배운 게 없어서 '지식'은 없다지만 그래도 우리를 위해 노력하신 많은 것을 우리는 존경하고 인정하듯이 저도 지금 세대 바리스타들 보다 지식은 없어도 그 세대 덕분에 한국의 커피토양이 잘 만들어졌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계곡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좀 더 힘을 내 봐야겠네요. 다시한번 오늘의 선수들 너무 고생하셨고 멋있었습니다. 이 분들 때문에 조금 더 우리의 커피가 인정받게 된 듯 합니다. ⁣

P.S 사진은 드디어 만난 핀카 데보라의 제미슨 입니다. 우리 선수들 많이 응원해줬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