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핑할 때 뱉지 않고 마시는 농장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사진처럼 모든 커퍼가 뱉는 컵을 들지도 않고 무조건 마셔버린다는 전설의 농장 롱보드 입니다.
지금 저는 파나마에 있습니다. 다니던 농장들을 한바퀴 돌고 있는데요.
가장 궁금해하실 가격부터 말씀드리자면 당연히(?) 지난해보다 올랐습니다.
뭐 작년가격 그대로 받는 일부농장도 있으나 대체로 10%는 오른 상태이고 롱보드 같은 곳은 아주 크게 올라서 이제 딱 100만원에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100만원 클럽"이 롱보드 하나인것도 아닙니다. 에스메랄다 니도 같은 나노랏은 150만원도 훌쩍 넘겼고 그와 유사한 컨셉인 알티에리의 꼬끼또 같은 랏이나 토투마스, 잰슨X 그리고 누구오 등도 그 수준이거나 조금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커피가 100만원이면 1만원짜리 커피의 100배 맛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을 자주 만나는데 40만원짜리 파인다이닝이 4천원짜리 김밥맛보다 100배 더 좋냐고 묻는 말이랑 비슷하다는 말로 대신합니다.
하지만 이제 하이엔드 커피도 점점 고급음식처럼 그 돈을 기꺼이 지불할 사람에게는 더욱 특별한 것을 만날 기회가 주어질 것 입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고급 게이샤가 더이상 일반인(!)들에게는 범접하기 어려운 고급 기호식픔이 되는 아쉬움도 있지만 결국 와인이나 파인다이닝처럼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거라는 희망도 봅니다.
대신 과테말라와 온두라스는 되려 지난해보다 가격이 싸졌을만큼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으니 커피가격 비싸서 못마신다는 이야기는 나올 일 없겠습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100만원짜리 롱보드와 토투마스 등에는 지금도 줄을 서서 대기 순번을 받고 있을만큼 공급은 적고 반대로 수요층은 탄탄한데요.
저도 번호표 받아놓고 받아가겠습니다. 충분히 100만원 내고 사 가고 싶을만큼 맛있었으니까요.
비록 작년처럼 저렴하게(...) 드릴 수 없어서 한편으로는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이제 현지에서 보면 커피세상은 크게 변하고 있다는 말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롱보드 등등 하이엔드급 달리실 분들 기다려주세요.
내일은 데보라와 누구오로 갑니다.
*문의는 카톡채널 #커피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