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홍대 로스터리 카페 Coffee Me Up의 바리스타 / SCAE 유럽감독관 AST 김동완입니다.
즐거운 캐롤송과 함께 커피미업의 네번째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있네요.
저야 언제나 그랬든 이 날도 변함없이 연남동 오사카 매장에 나와서 오픈을 했는데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건 없는것 같네요. (제가 1년씩 늙고있다는것을 빼고는 말이죠 ㅠ)
이곳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걸어다니고 큰 선물꾸러미를 안고 커피를 마시러 들어오는 즐거운 분위기입니다.
저에게도 신나는것이 하나 있다면 항상 다른 사람들이 이 자리를 채워줘서 늘 새롭다는 점인데요.
어찌보면 즐겁기도 하고 또 아쉽기도 하죠.
소설 '우동 한 그릇'처럼 매년 연말이나 크리스마스면 커피미업을 찾아와 커피 한 잔을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ㅎㅎ
(물론 아시는 분은 아시는 단골손님(!) 한 분이 매번 끊임없이 찾아와주시기는 합니다만;;)
오늘 왔던 손님들 중에 기억에 남는 분들을 보면
잠깐 추위를 녹이며 커피 한잔 하러 오셨던 커플이 제 여행사진을 보다가 여행이야기가 시작되더니 갑자기 싸우기도 하고;;
이후 들어온 소개팅 남녀 (나이로 봐서는 선에 가까울듯?ㅋ) 는
차분하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뭔가 잘된 것 같기도 했고요 ㅎㅎ
특히 저는 착한 바리스타이기에 ㅋ 상황에 맞게 유형별로 매장 내 음악소리도 조절해드리며 탬포를 조절하고
분위기를 맞춰가면서 모든 분들의 관계가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드렸죠.
안보이는 어시스트! 그런것이 또 센스 아니겠습니까 ㅎㅎ
뭐 예컨데 크리스마스를 위한 로스팅을 해야했음에도 제가 소개팅 자리에 그 앞에 바로 서 있는 것이
부담스러우실까봐 로스팅을 중단한것도 안보이는 센스아닐까 하고 스스로 대견해하고 있습니다 ㅋ
그밖에 원두나 더치커피를 선물하기 위해 오시는 손님들까지 이 날은 항상 바쁘게 일들이 벌어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한가지 멘트를 날려야겠습니다.
확정은 아니지만 내년에는 더이상 이곳 연남동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말인데요.
아시다시피 제가 처음왔을때와는 달리 임대료가 크게 올라갔고 재계약 시점인 내년에는
더 지키기에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찌되던 저는 이 날은 어느 매장이 되었든 늘 바리스타로 남아서 새로운 손님을 맞이할테니 아쉽지는 않습니다.
사진에 보이듯 이 매장 오픈할때 아는 동생에게 받은 화분은 이곳에 4년째 아직 잘 살아 있는데요.
저 화분에 써 있는 "장가가세요! 대박나세요!" 라는 미션은 아직 아무것도 수행하지 않았(못했)지만
언젠가 '대박'이 나면 다 저 화분 때문인걸로 인정하도록 하지요 ㅎㅎ
그 날까지는 포기하지 않고 여러분들과 함께 바리스타의 길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늘 그러하듯 크리스마스 이브의 마지막 루틴은 내가 좋아하는 버터 케익과 야식입니다.
(네번째 커피미업의 크리스마스를 의미하는 초 4개와 함께 ㅋㅋ)
이렇게 오늘 하루도 마감하고 자야겠습니다.
모두들 메리크리스마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