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페셜티 로스터리카페 Coffee Me Up의 바리스타/SCAE 유럽감독관 AST 김동완입니다.
얼마전 올렸던 글 처럼, 저는 잠시 미얀마로 '커피 헌팅'을 다녀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는 지금 미얀마에 있고, 그 다짐만큼이나 저는 제가 원하던 '커피 헌팅'에 성공하였습니다.
마치 에티오피아 보다 더 풍부한 베리향에 잘 익은 망고향과 기분좋은 피니시까지 제가 원하던 그 이상의 커피가 있었지요.
그렇게 이 커피를 발견하고 기분이 좋아진 저는, 내심 나의 목표는 모두 달성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커피는 몇달 이내에 제 손에 쥐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늘, 요즘 커피밖에 모르며 지내던 저에게 큰 바람을 일으켰던 일이 생겼습니다.
이름하여 '추억 헌팅'
이 곳 미얀마 양곤에서 15년전까지 정말 친하게 지내던 동생을 우연히 만난 사건이지요.
이 동생과의 추억은 깊습니다. 저의 젊은날, 가장 보석같은 시간을 매일같이 즐겁게 보내던 친구였으니까요.
이제 이 동생은 두 살이 된 딸을 열심히 키우는 어느 가정의 어머니가 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지만 15년의 세월을 비껴간 듯 그떄 그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던 이 동생은
저에게 '추억'이라는 선물 -아무리 좋은 콩으로도 절대 얻을 수 없는- 을 주고 돌아간 것이지요.
그 때, 대학시절 하루하루를 즐겁고도 열심히 살던 그 시절의 추억,
절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지만 늘 동경하고 있는 그 시절 그 느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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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두는 매년 변합니다.
농작물이기에 매년 같은 퀄리티를 보여줄수가 없지요.
그래서 이렇게 매년 새로운 농장에서 새로운 생두를 찾아 떠나는 것이고요.
하지만 추억은 변하지 않더군요.
우리가 살아있고 우리가 그 때를 기억하는 한 추억은 늘 그곳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부러 '헌팅'을 하듯 찾지 않아도 어느날 문득 우리 옆에 다가오기도 합니다.
또 아무리 찾아 헤메도 그만한 깊은 추억이 없다면 절대 잡을 수도 없지요.
여러분은 늘 최고의 커피를 위해 항상 최고의 생두를 찾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잠시 눈을 감고, 당신이 가지고 있던 최고의 순간과 그 추억을 떠올려 보는것은 어떨까요.
멋진 생두를 찾았을 때보다 멋진 희열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추억이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갈 당신의 커피를 위한 작은 힘이 될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