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산타로사 우승!

Jeff, Coffee Me Up 2017. 4. 9. 22:42
엘 살바도르 CoE가 끝나고 심사관들과 함께 우승한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우승 농장은 산타로사.
이쪽에서는 원래 잘 나가는 농장이지요.

사실 재밌는게, 정말 많은 농장이 이 대회에 참여하지만
늘 원래 잘 살고 잘 나가는 농장이 우승하거나 높은 순위에 들 가능성이 높다는거죠.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다면, 제가 이곳에서 만났던 손이 거칠거칠하고 스스로 모든것을 다 해내는 작은 규모의 '진짜 농부'들 중에 우승자가 나왔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항상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네요
물론 규모있는 농장주들이 나쁘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그냥 인간적 연민에서 오는 그런 거? ㅎㅎ


아시다시피 CoE는 세계 각지에서 온 심사관들과 완벽한 블라인드 평가를 통해 진행이 되는데
왜 항상 이렇게 될까 하고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만
어제 그 곳을 가보니 많은 궁금증이 풀리긴 했습니다.

바로, 역시 규모가 있는 곳이라면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점이죠.
과학적으로 품종을 분석하고 또 개선방안을 찾으며
다양한 접근 방식을 이용해보기도 하고 사람들로부터 의견청취도 많이 합니다.
그러면서 농장이 발전하는것이고 또 멋진 콩이 나오게 되는것이었죠.

모든게 다 그렇더군요.
커피도 그렇잖아요. 우리가 다니는 카페도 그렇고 로스터리도 그렇지만
사람과 장비, 그리고 기술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생두 역시 절대 좋은게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다시한번 확인한것에 불과했습니다.

정말 영화에나 나오는 그런 험악한 곳에 있는 농장이었지만
그런곳을 또 일구고 개선하고 엄청난 투자를 하는 모습에 감명 받았습니다.
농장 역시도 부익부 빈익빈이 매우 심각한 점은 끝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커피라는 생태계에 있는 모든 농부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올해 아쉽게 탈락한 제가 만난 많은 '작은 농부' 분들도 내년에는 더 멋진 결과를 얻어내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그 거칠거칠한 손들을 잡았을때 느껴진 그들의 진심이 꼭 통하는 날이 오기를.
그리고 그들에게도 마음껏 본인들의 커피를 펼칠 수 있는 날이 꼭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