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희한하게 잘 안맞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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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사이에도 그렇고 가족 뿐만 아니라 애인 사이에도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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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처음에 좋았는데 이상하게 일이 꼬이면서 계속 안 맞는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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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나 애인은 뭐 이별을 택하면 되지만 가족은 그저 꾹 참고 사는 수 밖에 없기도 하는데.⠀
그러다보면 또 의외로 잘 맞는 구석이 생겨서 재결합하는 좋은 날이 오기도 하고 어쩌면 영원히 오지않은 채 서로를 미워하며 살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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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City)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상하게 도착만 하면 마음이 편하고 일도 잘 풀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어떤곳은 하는 것 마다 꼬이고 뭔가 늘 위기에 처하게 되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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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늘 오후까지 있었던 온두라스는 뭔가 계속해서 꼬일듯 했지만 큰 탈 없이 지냈고 또 많은 환대를 받으며 끝내 위험한 도시 탈출에도 잘 성공하여 내 마음속 즐거운 도시로 기록된다면 (비록 12시간여 공항에 대기해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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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도착한 이곳 과테말라씨티는 뭐든 하는 족족 일이 꼬이고 궁지로 몰아넣었던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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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언젠가 아예 이러한 것을 예방하고자 이곳을 피하려 공항에서 환승만 하고 빨라 도망(?)가려했지만 때마침 비행기가 내리자마자 화산이 폭발하여 하루를 지내야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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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어렵게 끊은 비즈니스석을 쉽게 말 한마디로 보상하나 없이 이코노미로 다운그레이드 (라는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시켜버린채 유유히 웃으며 사라져 버린 곳이 바로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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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몇년전 여기서 총기강도를 만나 다 털린 이야기는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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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살다보니 이 도시도 마치 내 가족이나 애인이 되어버린건지 뗄레야 뗄 수가 없어져 버린듯 나는 지금 또다시 이 우울한 과테말라 라 아우로라 공항에 다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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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감정을 빼고도 전세계에서 가장 침울하고 우울해 보이는 공항이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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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이번에는 아무 탈 없이 나를 맞이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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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헤어진 애인과 오해를 풀고 행복하게 재결합한 커플처럼 결국에는 해피엔딩을 선사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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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나에게 좋은 커피를 보여준다면 더이상 널 미워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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