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커피미업 4주차 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필터로 커피를 브루잉 하시나요?
비싸고 좋은 스페셜티 커피를 내리면서 필터는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 역시 이 필터를 만나기전에는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저 좋은 커피를 찾아야겠다는 생각과 조금 더 나아가서는 이 커피에 맞는 물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정도?
이 정도만 생각해도 충분하다고 믿었습니다.
이 필터를 만나기 전 까지는 말이죠.
이런 "씨바리스트ㅗ"
욕이 아닙니다^^
이 필터를 만든 회사 이름이지요.
게다가 T 글자를 뒤집어 놓아서 더욱 욕처럼 보이는 (...)
이 필터를 만든 회사는 바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습니다.
SIBARIST 라는 회사이지요.
스페인어로 Si 는 Yes의 뜻을 가지고 있으니,
그래! 바리스타! 라는 뜻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 봅니다만,
바르셀로나는 까딸루냐어를 쓰기도 하니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회사 이름이 아닌 이 필터의 공식제품명은 FAST 입니다. 패스트! 뭔가 빨라보이지 않나요?
어떤 필터인 지 알아보시죠.
패키지가 아주 이쁜데요.
무작정 이쁘게 만든 패키지가 아니고 필터에 이물질이 묻지 않고
또 가장 오랫동안 변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작한 특수 재질의 패키징 입니다.
패키지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필터 그 자체겠죠?
살펴보시죠.
달라보이나요?
언뜻보면 조금 다른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한가요?
맞습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아실 수 있었겠지만 보들보들한 재질의 아주 깨끗한 필터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아래 설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일반 하리오 필터 등의 커머셜 필터는 매우 거친 입자를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커피를 내릴 때 유속도 매우 떨어지고 무엇보다 고르지 않은 입자로 인해 채널링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FAST는 에콰도르산 abaca 식물로 필터를 제작하는데,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합니다.
커피도 어느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배했냐에 따라 퀄리티가 나눠지듯
필터를 만드는 주 원료인 abaca를 어디서 어떻게 재배하고 프로세싱 했는 지가 가장 핵심입니다.
FAST는 농장에서 커피를 재배하듯 이력을 추적하고 스페셜티 커피처럼 재배를 합니다.
또한 프로세싱은 커피와 달리 소비국인 스페인에서 진행을 할 수 있는데,
프레싱 기법을 매우 정밀하게 하여 아주 얇으면서도 정교하게 필터를 프로세싱 합니다.
이로 인해 표면이 아주 정밀하며 seamless한 디자인으로 물이 흐를때 채널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니다.
100% 유기농 기법이고 깨끗하여 off-flavor가 없는, 그러니까 잡미나 종이향이 거의 없어서 린싱이 필요 없습니다.
그럼 이제 끝으로 이 필터가 나온 배경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바로 커피 추출의 핵심은 속도 라는 점에서 FAST가 탄생합니다.
우리가 브루잉할 때 온도는 주전자로, 분쇄도는 그라인더로 입자를 조절하여 조정하지만
시간이라는 변수는 오로지 유속에 달려있는데, 이 유속은 브루잉 하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느리게 할 수는 있지만 빠르게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이 필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자, 우리가 노르딕 커피 혹은 라이트한 로스팅의 스페셜티 게이샤 커피를 브루잉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마 물이 어느순간 빠지지 않아서 중간에 끊어내거나, 어쩔 수 없이 시간을 길게 가져가야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필터를 쓰면 원하는 속도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아래 테스트 결과를 보시듯 보통의 하리오 필터에 비해 40여초 이상 빠른 속도를 보여줍니다.
그럼 빠르게만 추출되면 커피가 너무 가볍게 추출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겁니다만,
천천히 브루잉 하려면 얼마든지 점드립 처럼 우리의 테크닉을 통해 유속을 늦추는 것은 쉽지만
반대로 커피를 빠르게 내릴 방법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40초 빠르게 커피가 추출되면 과소추출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시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필터가 매우 얇고 정교하여 채널링을 막아주기 때문에 TDS 테스트 에서는 거의 오차범위로 같았고
심지어 제가 몇 번 테스트 한 결과는 오차범위 내에서 FAST가 더 높게 나왔습니다.
역시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필터가 커피를 잡아먹는 부분이 줄어들어서 더 많은 커피 성분을 내보냈기 때문이겠죠.
매우 재밌는 결과 아닌가요?
저도 이 필터를 쓰기 전까지 미신처럼 믿던 부분이 많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가격은 아주 비쌉니다.
그래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습니다.
이 필터를 사용하면 일반 하리오 필터를 쓸 때보다 약 400원이 더 들어갑니다.
하지만 멋진 커피를 마시기 위해 1-2천원, 심지어 몇 천원을 더 내고 마시는 것을 감안하면
400원의 투자로 커핑스코어 1점 정도의 상승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면 아주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 두가지로 필터 실험을 했는데 양쪽 다 누구나 인지할 정도의 맛이 차이가 났습니다.
물론 FAST쪽의 커피가 훨씬 밝고 클린하며 또렷한 맛을 보여줬는데요.
그래도 저렴한 커머셜 커피에 400원을 더 쓰는것은 주객이 전도될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의 카페에서는 "+500원 추가 시 필터 변경" 처럼 옵션으로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고요.
게이샤나 노르딕의 비싼 커피에는 처음부터 디폴트로 이 필터를 사용하고 제 가격을 받는것이 어떨까 제안합니다.
물론 홈 바리스타 분들은 매장과 달리 부담이 덜하시겠지만요!
참고로 이 필터는 커피미업이 국내에서 독점계약으로 수입하고 있으며 1차분이 입고되었습니다.
(2020년 5월20일 현재 1차분 입고완료)
스페인 본사에서는 현재 환율기준으로 4만7천원에 판매중인데요.
한국에서는 이러한 필터의 보급을 위해 커피미업이 마진을 거의 낮추고 무료배송 4만5천원에 판매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인에서도 직구가 가능합니다만 가격도 더 비싸고 배송비도 내셔야해서 의미가 없을겁니다.
온라인 스토어 및 충무로 커피미업 센서리랩에서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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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나 물은 커녕, 커피도 굳이 비싼 커피를 쓰는 것에도 민감했던 시절이 얼마전입니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필터에도 스페셜티가 나왔다는점이 참 재밌습니다.
여러분들의 브루잉에서 필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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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미업 스토어
커피미업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원두 및 생두, 그리고 커피관련 굿즈 상품류는 택배발송 뿐 아니라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커피미업 센서리랩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수령이 가능합니다.
또한 매장에서 구입한 원두는 그 자리에서 한 잔 내려서 드셔보실 수 있는 쇼룸 매장이며
생두는 500g 등 더욱 작은 봉투에 소분되어 있기도 합니다.
주소는 서울시 중구 퇴계로198 (3층) 이며 방문하실 분은 오셔서 직접 결제하시고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재고를 미리 확인하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070-8843-4535 커피미업 센서리랩
매장 영업시간은 화요일-금요일은 12시~9시, 토요일은 12시-7시 이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