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더벅머리 키 큰 청년이 저희 쇼룸인 커피인쇄소에 불쑥 들어온 날이 생각납니다. 무작정 커피를 배워보고 싶다며 취미반을 신청했고 매주 어디선가 비싼 원두를 사 와서는 같이 내려 먹자던 청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금방 꺼질거라 믿었던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 모든 커핑과 커피 이벤트에 따라다니며 실력을 쌓아가더니 산지에도 함께 가서 많은 것을 접할만큼 대단한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이후 여러가지 사건으로 커피를 포기하고 싶다고까지 고백했던 그는 멕시코에서 결혼을 준비하던 저에게 대회 우승이라는 최고의 웨딩선물을 주었습니다. 언젠가 저에게도 이런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수업을 하곤 했는데, 최근 커피수업을 거의..